최금남 대표
(Source : 윤준식 기자, 시사N라이프)
안녕하세요 저는 금속가공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금성정밀의 최금남 대표입니다.
저는 북한에서 중간급 간부의 가족에서 태어났습니다. 열심히 일하시는 아버지 덕분에 나름 풍족하게 살았습니다. 저도 전차병으로서 15년, 이후에는 비행기 부품 공장에서 일하며 저의 가정도 꾸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한순간에 180도 급변했습니다. 아버지는 아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느 날 억울한 죄를 뒤집어쓰게 되었고 감옥으로 끌려가 결국엔 돌아가셨습니다. 몇 년 뒤, 저의 형도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고문당하시다가 마찬가지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후 저와 가족의 안전과 자유를 위해 탈북을 결심했습니다. 공안의 눈을 피해 백두산 땅굴 속에 한 달 동안 숨어있어야 했고, 두만강을 건너서는 하루에 100리씩 5일을 헤매야 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겨야만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에 도착한 저는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주변인의 소개로 한 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6년간 성실하게 일하는 동안 어떻게 돈을 벌고, 현명한 소비를 하는 방법 등 기본적인 자본주의의 생활방식과 금속가공 기술을 배워나가며 대한민국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6년 동안 성실하게 일하며 대한민국에서는 꿈과 희망이 있다면 누구나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결과 오랜기간 갈고 닦은 금속가공 기술을 활용해 금속 제조업, 금성정밀을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창업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큰 은혜 덕분에 무사히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알고 지내던 한 공장장님께서 풍부한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분의 사업장 한 쪽을 서슴없이 내어주시고, 사업에 필요한 정보와 장비도 무상으로 제공해주셨습니다. 이런 큰 은혜 덕분에 임시 천막 두개로 된 공간에서 얼마 전 지금의 자리에 정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금성정밀은 용접 시편이라는 금속 가공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용접 시편이란, 용접 기능사 실기시험의 재료로 사용되는 철판 조각 등을 일컫습니다. 공장이 위치하고 있는 부산은 금속 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이 많아 그만큼 용접 기능사의 수요도 높은 편입니다. 주변 교육생들의 많은 수요 덕분에 비교적 빠르게 자리를 잡고 안정적으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금성정밀은 이들이 어엿한 용접 기능사가 될 수 있도록 최저의 가격으로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교육생들이 용접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가공 시에 좀 더 시간을 들여 용접 시편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를 알아주는 구매자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 주변 교육생들에게 제품이 점점 입소문도 타고 있습니다. 한 번은 저희 제품 덕분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지게 되었다며 감사인사를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창업을 하기 전 해왔던 노력과 고생이 눈 녹듯이 녹는 순간이었습니다.
현재는 안정적인 공장 운영과 더불어 다른 가공 업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항 건설 등에 필요한 금속 제품을 일부 납품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등 온라인 판로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이 자리로 저를 이끌어준 분들을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받은 은혜처럼 금성정밀이 탈북민 소규모 제조업의 선행사례가 되어 다른 탈북민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록 가족의 안전과 자유를 위해 대한민국으로 오게 되었지만, 통일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발전은 물론 고향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미래에는 낙후된 북한과 산업을 위해 제조업 공장을 설립하고, 제가 받았던 은혜를 떠올리며 소규모 제조업 창업을 희망하시는 남북청년들을 발굴하고 도와드리고자 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현재는 아내와 저 둘이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장비도 노후화된 중고기계가 대부분입니다. 잦은 고장으로 인해 생산일정에 차질이 있을때도 있고, 수리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더 브릿지의 임팩트 기부금을 통해 새로운 기계를 장만하여 수리 비용을 절감하고 공장의 생산 효율을 향상시킬 예정입니다. 또한 같은 처지에 있는 탈북민을 고용하고 기술을 전수하고 싶습니다. 저와 금성정밀을 통해 남북청년들의 제조업 창업이 활발해지고 통일된 남북한의 발전에 기여하는 모습을 함께 지켜봐주세요.
통일된 남북한에 제조업 공장을 설립하는 그날까지임팩트 기부로 금성정밀과 함께 해주세요!